자연산 회 맛집 인정 광흥창 구수동 갯배. |
푸르른 하늘이 보이고,
바람이 살랑 살랑 불어오니
괜스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
별다른 야심찬 계획 없이 훌쩍 떠나서
어디 이름 모를 바닷가에 앉아
사부작 사부작 밀려왔다가 떠나가는 파도 구경이나 하다가
헛헛한 마음이 들때 소박하지만
고집이 있는 사장님이 운영하는 횟집에 한 자리 차지 않고 앉아야지요.
싱싱한 회 한 접시와 소주 한 병 시켜놓고
친구와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 늘어놓다가
소주 일 잔, 회 한 점에 역시 이 맛이야!!! 하며
호들갑도 떨어보고 그렇게 잠시
손에 쥔 많은 것들을 내려놓는 시간을 갖고 싶어지는 요즘입니다.
정작 마음은 그러한데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먹고 살기 바빠 이리저리 바삐 다니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라
오늘도 상상에서 그치고 맙니다.
그렇게 상상과 현실 속에서 왔다갔다 헤매일 때,
지인이 바다는 못 가더라도 회는 먹을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얼른 나와보랍니다.
익숙하지 않은 동네에 처음으로 보는
갯배라는 횟집을 방문하였습니다.
모든 재료를 신선한 자연산으로
엄선해서 사용한다는 곳이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수조가 있어서
다양한 해물들이 보였습니다.
흐어~ 이걸 바다에서 봐야하는데!!!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먹는 건 먹어야 하니까
일단 휙휙 빠른 걸음으로 들어가봅니다.
내부는 무엇하나 특별할 것 없는
단촐하지만 깔끔한 모습입니다.
횟집이라고 알지 못 했다면
그냥 어느 메뉴 모를 식당 느낌입니다.
조금 놀랐던 것은 가격이랄까요?!
식당 내부를 보고 고급스럽다거나
코스요리라고 생각하진 못 했는데
A 코스와 B 코스로 2 가지 코스 요리가 있고,
자연산 모듬회, 세꼬시,
다양한 해물류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예상보다는 다소 높은 가격이었기에
이거... 모 아니면 도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인이 나름 유명한 곳이라며 일단 먹어보자는 말에
괜스레 기대감이 커져버렸습니다.
자연산 활어 전문점 갯배 첫 방문에
주문한 메뉴는 B 코스 입니다.
초장을 그릇에 소담하게 담아주는 모습이
이색적이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서서히 찬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미역국이었는데 된장이 베이스인 듯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고
식사를 하기 전에 몸에 시동을 걸기에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코스답게 해물이 나와줘야지요.
처음으로 받은 메뉴 4 가지.
전복 버터 구이와 피꼬막, 피문어숙회, 삶은 소라가 나왔습니다.
이거 이거...
처음부터 술을 주문 안 할 수가 없는 메뉴들로
강하게 나와버립니다.
조금 작은 사이즈의 전복이었지만
식감, 맛은 훌륭 했습니다.
버터향이 입 안에 착~ 감기면서
혀와 입에 전복이 착 달라붙게 만들고
씹을수록 고소함과 전복이 가진 진득한 식감이
소주 한 잔 안할 수 가 없었습니다.
피꼬막! 이거 뭐 크기부터 압도적입니다.
살짝 초장 찍어서 한 입 넣으면
쫄깃한 식감과 터지는 즙이 캬하~
이게 바다구나 !!!
피문어 숙회.
문어...다들 아시죠?!
찰지면서도 문어 특유의 츄잉 츄잉 쫄깃한 식감.
문어 탄력이 아주 그냥 !
이래서 문어~~~ 문어~~ 하는거구나.
일 잔 추가요~~~
이제보니 처음 내준 메뉴들은
모두 식감 쫄깃하게 좋은 메뉴들이었네요.
소라도 참 싱싱~ 합니다.
끝에 껍데기(?) 살짝 떼서
요리조리 돌돌 돌려서 하나 그대로 꺼내서
초장 스윽~ 하고 찍어먹으면
달고 매콤한 초장 맛이 느껴지다가 점점 소라의
고소함으로 물들어가는 그 맛 !
짜잔. 자연산 활어회 맛집 갯배에서
두 번째로 나온 메뉴는 바로 청어구이 였습니다.
처음 생선구이가 상에 올라오는 걸 슬쩍보고
일반 꽁치구이 인 줄 알았는데 뭔가 다르게 생겼습니다.
무엇인가~ 하고 요리조리 살펴보고 있으니
청어구이 라고 설명을 해주십니다.
청어구이 드셔보셨나요?!!
하... 거참...
청어구이 안 드셔보신 분들께
이 맛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이거 꼭 드셔보셔야 합니다.
청어구이... 놀랄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저도, 함께한 지인들도 한 젓가락 먹어보더니
어어??? 야??? 이거 맛있어?
와 이 생선구이 뭐야?!?!?!?!
라고 말하며 어리둥절할 정도로 맛이 좋았습니다.
살이 포슬포슬한 식감으로 조금 독특하면서도
와...설명 필요 없습니다.
청어구이 드셔보세요 !
잠깐 쉬어 가는 타임.
마와 샐러리를 주셨습니다.
평소 따로 챙겨먹진 않지만 이럴 때는
괜스레 몸 생각도 하게 되고,
하나 먹는 맛이 제법 더욱 좋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 자연산 활어회.
꾸밈없이 회만 썰어나온 조금은 투박한 비주얼.
회는 광어, 도다리, 전복치가 나왔습니다.
이 회가 바로 광어회.
일반 광어회도 맛있습니다.
하지만 갯배의 광어회는 이야...
일반 광어회가 캔커피라면
갯배의 광어회는 티오피야.
초장이나 간장을 많이 찍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담백함이
사르르 퍼지는 맛있는 광어회였습니다.
제가 반해버렸던 도다리 회 입니다.
흔히 도다리 회는 세꼬시로 접하게 되는데
세꼬시가 아닌 일반 회로 먹었더니
식감이 아주 훌륭합니다.
쫘안득하다고 말할 정도의 쫀득한 식감이
참 매력적인 회였습니다.
치아를 밀어낼 정도의 탱글한 식감이랄까요?!
씹을 수록 고소함이
스멀 스멀 올라오던 전복치 회 !
이 또한 쫄깃한 식감이 좋았습니다.
역시 활어회 답게 세 가지 회의 식감은
정말 엄지척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니까 좀 투박해보여도 그 가격을 받을 수 있는거구나
하고 수긍해버렸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회만 먹어보고,
쌈으로도 먹어보고
간장, 초장, 와사비 다양한 방법으로
기분 좋게 즐겼습니다.
허허,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해삼, 멍게, 돌멍게, 촛대소라(촛대고동)
그냥 비주얼만 봐도 바다향이 쏴아아~~~
요거요거는 바로 호래기 !
흔히 꼴뚜기로 알려진 녀석 입니다.
평소 일반 횟집에 방문해서는 맛 보지 못 했던
다양하고 신선한 맛난 메뉴가 나오니
맛도 있고, 재미도 있습니다.
멍게, 돌멍게.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바다 내음에 전율 하게 된다는 그 멍게!
캬하~ 눈 감고 먹으면 정말 바다 앞 입니다.
해삼의 오도독한 식감도 훌륭했지만
평소 접해보지 못 한 촛대 소라.
아그작 아그작 이라고 해야할까 싶습니다.
해삼의 오도독한 식감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데 이 또한 바다향과 함께
새로운 맛을 알게해준 메뉴였습니다.
그렇게 끝나버릴 줄 알았는데
매운탕이 나옵니다 !
이미 신선한 회를 기분 좋게 즐겼는데
매운탕의 강한 맛이 덮어버리면 어쩌나 ?!
하는 걱정에 먹을까 말까 살짝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망설임은 어리석었습니다.
면까지 하나 더 추가해서
아주 질펀하게 즐겨버렸습니다.
마지막까지 연신 먹다보니
매운탕이 기가막힌 술 안주가 되어주고 속도 풀어주었습니다.
포스팅을 위해 알아보다보니
유재석 씨와 조세호씨가 출연했던
난리났네 난리났어 라는 시푸드 온 더 블럭 !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결론은...와...
뭐 처음 방문에서 느낀 불안함은 기우였습니다.
포스팅을 위해 다른 분들의 방문기를 보면서
왜 이렇게 맛있는 활어회를 먹으려면
갯배에 가라고 하는지 공감을 해버렸습니다.
전체적으로 싱싱하고 신선하고 참 맛있었습니다.
초장이나 간장, 막장 같은 양념 없이
있는 그대로 먹어도 회 본연이 가진 단맛이
올라오고 쫀득한 식감이 훌륭한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해산물.
그것도 평소 만나기 힘든 고급 해산물을 즐기는 재미도 있는 곳입니다.
본 포스팅은 개인적으로 방문 후 주관적인 느낌으로 작성된 포스팅 입니다.
업체의 후원이나 광고료 등을 일체 받지 않았습니다.
광흥창역 또 다른 맛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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