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각
보통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는 나는 때때로 야식이 생각난다.
하지만 망원에서 야식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
게다가 주변 지인과 만나 맛있는 요리에 일 잔 기울이려면 더더욱 갈만한 곳이 없다.
홍대나 합정까지 나가기에는 이동이 귀찮을 뿐 아니라
많은 인파 속의 시끄러움이 더더욱 싫은 탓에 나가기 싫어진다.
얼마전 늦은 시간 일을 마무리하고, 출출해진 배를 어루만지며
지인과 만나 일 잔 기울이기 위해 망원 주변을 헤매고 있었다.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 탓에 영업 중인 가게는 찾기 힘들었고,
영업 중인 가게를 만나도 메뉴가 부담이 되거나, 곧 마무리를 하는 하는 가게가 많았다.
걷다 걷다 마포구청역 근처에 늦은 시간까지 하는 중식당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한 번 가볼까 라는 생각에 찾아가보았다.
위치는 마포구청역 4번 출구에 가깝게 위치해 있다.
하지만 망원에서도 거리가 멀지 않기에 걸어서 찾아갈만 한 거리.
큰 길가에 위치해있어서 대략적인 위치만 알아도
근처에 가면 쉽게 가게를 찾을 수 있다.
마포구청역 4번 출구 앞 2 층에 위치한 천년각.
1 층에는 순대집이 운영 중이다.
밖에서 보아도 붉은 조명이 잔뜩 켜져 있어서 중식당 임을 한 눈에 알 수 있고,
멀리에서도 가게가 눈에 띈다.
계단을 따라서 2 층으로 올라가면 문 앞에 많은 개수의 공부가주 술 병과 동상이 위치해있다.
동상에 올려진 금연구역 팻말이 재미나게 보이는 건 나 뿐 일까?
무뚝뚝한 동상 아저씨들을 지나 가게 내부로 진입해본다.
밖에서 보던 것 보다 더더욱 붉은 색의 조명.
온통 붉은 조명이라 가게 안에서 찍는 음식 사진이 제대로 나오기나 할 까라는 생각이들 정도.
새벽 3시가 넘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몇 몇 테이블에 손님들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곳이라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나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식탁에 놓인 테이블보를 비롯한 세팅을 보고
얼마전 방문했던 합정 구락부의 테이블 세팅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와 함께 '여기 의외로 괜찮은 음식을 맛 보게 해줄 수도 있겠다.' 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내심 기대 반 걱정 반.
다양한 구성의 메뉴판.
평소 식사 메뉴와 야간 세트 메뉴로 나뉘어져 있다.
각 각 음식 하나하나를 푸짐히 맛 보려면 요리 하나를 주문하는 것도 좋겠으나,
안주 용으로 요리를 주문하거나, 여럿이서 가볍게 다양한 음식을 맛 보고 싶다면
세트 메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본인이 주문한 것은 야간 세트 메뉴 중 가장 첫 번째.
삼선 짬뽕탕과 꿔바로우의 구성.
주문과 함께 나온 기본 찬.
중국집 답게 쟈차이(짜사이)와 단무지. 요즘은 짜사이 먹을 기회가 많구나.
짜사이는 일반 짜사이보다는 조금 더 매콤한 정도.
천년각의 쟈차이(짜사이)도 고추 기름을 아끼지 않고 듬뿍 써서 맛을 낸 쟈차이(짜사이)다.
먼저 나온 삼선 짬뽕탕. 양은 많은 편은 아니다. 1 인분 기준으로 하면 약간 적은 편.
안주로 만든 짬뽕이다보니 면이 들어있지 않고 각종 야채와 해산물이 한가득 들어있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국물 맛.
향부터 불 냄새가 났는데 국물 한 술 떠보니 역시 진한 불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24 시간 중국집이라는 말에 맛이 떨어질 것이다 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내 잘 못 이었다.
여느 중식당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맛.
일반 배달 위주로 하는 중국집 보다 훨씬 좋은 맛을 가지고 있었다.
국물에 손이 가요 손이 가~
면을 좋아하는 본인은 면이 없다는 것이 큰 아쉬움이었다.
짬뽕이 아닌 짜장면도 기대가 되는 맛. 물론 다른 요리도 기대가 된다.
면이 들어간 짬뽕을 맛 보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재방문하게 될 것 같다.
곧 이어 나온 꿔바로우. 조명이 붉은 색이라 사진이 아쉽다.
꿔바로우가 나오고 가게 조명 탓에 소스가 붉은 색으로 보인다 라고 지인과 대화를 하다가 다시 보니
조명 때문이 아닌 정말 소스가 붉은 빛이난다. Red 와 Pink 의 사이 어딘가.
석류를 이용한 소스가 아닐 까 싶다.
소스 자체는 단 맛 위주의 소스였다. 아쉽게도 단 맛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조금 질리는 듯한 맛.
게다가 소스가 꿔바로우의 바삭함을 금방 눅눅하게 만들어서 처음 한 입 말고
시간이 지나서 먹는 꿔바로우는 아쉬움이 컸다.
다음엔 다른 음식을 먹어봐야지.
이 외에 군만두도 먹어보았는데 인생 군만두 정도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납득 가능한 맛.
바삭 바삭하게 튀긴 군만두는 맛 없는 것이 이상하지.
아무튼, 전체적으로 꽤나 맘에 들었던 가게.
조만간 재방문할 것이라는 기정사실이 될 듯.
조금 헷갈리는 것이 영업 시간.
네이버 검색 결과 24 시간으로 나와있고, 찾아가보았을 때 24시 라고 적혀있었으나,
메뉴판에는 12 시간으로 쓰여져 있어서 어떤 말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직원 분께 영업 시간을 확인하고 올 것을...하고 후회했다.
일단은 늦은 시간까지 하는 것은 맞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짬뽕 먹으러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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