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바위역과 양재천 벚꽃
미세 먼지가 그토록 우리를 괴롭히다가
비가 한 번 쏟아지고 나니
벚꽃이 만개했다.
평소 벚꽃을 기다리거나
꽃 자체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창 밖의 연분홍 빛깔은
괜스레 발걸음을 돌리게했다.
예정에 없었던 나의 2018년 벚꽃 축제는
그토록 가볍게 시작했다.
개인적인 업무를 위해 양재 근처의 익숙치 않은
지역을 방문하였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
그 날 따라, 길 찾기 어플에서 안내해준 버스.
이동을 하면서 무심코 창 밖을 바라보니
문득 벚꽃이더라.
선바위 역에서 환승을 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보니
여전히 연분홍빛이 내 시선에 들어와
좀 더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선바위 역 5번 출구를 지나 걸어가본다.
약 5 분 정도 선선한 바람
사이사이 발을 내디뎌 나아가다 보면
벚꽃으로 뒤덮인 나무들이
기찻길처럼 들어서 있다.
옆으로는 주차 공간도 같이 있으니
지나던 길에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기도 좋을터.
1 년여만에 만난 벚꽃이 반가워
키가 큰 벚꽃 밑에 서서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
오랜만에 마주한 벚꽃은 여전히 아름답다.
벚꽃 나무 옆으로 돌길을 따라 내려가면
자그마한 냇가를 만날 수 있다.
도심 속에서 갑작스럽게 만난 벚꽃과 냇가는
가끔 만나왔던 한강의 산책로와 다른 느낌이다.
냇가 옆으로 나있는 돌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잘 정돈되어 있는 길이 나타난다.
길은 꽤나 잘 정리 되어 있지만
낮 시간이라서인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빽빽하지 않지만 소담하게 핀 벚꽃 나무가
여유로움을 더하는 것 같아서
한결 편안해졌다.
양재천과 막계천이 만나는 이곳은
두 천이 만나는 곳이다 보니
두 가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양재천은 워낙 벚꽃 축제로도 유명한 곳이니만큼
가득한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양재천 중심에 들어가기 전 이곳은
주변을 가득하게 메운 벚꽃은 아니지만
좀 더 여유롭고 수더분하게 벚꽃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산책로가 인도와 자전거 도로로 정리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꽤나 긴 거리를 운동 삼아 가볼 수도 있으며,
가벼운 도심속의 산책로도 될 수 있다.
산책로가 잘 이어져 있어서
양재천과 경마공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곳곳에 산책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판이나 길에 새겨진 번호가 눈에 띈다.
한 쪽엔 벚꽃, 한 쪽엔 냇가.
그 사이를 조용히 걷는 한 낮의 산책은
괜스레 설레이기까지 한다.
종종 걸음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벚꽃 나무.
어찌 보면 시야를 빼곡하게 채우지 않는
벚꽃 나무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으나,
본인은 이런 점이 여유롭게 느껴져서 더욱 좋다.
벚꽃 가득한 곳에 서고 싶다면
조금 더 길을 따라 걸어 양재천 중심에 가면 그만일 뿐.
오랜만에 맑게 갠 하늘이 좋고,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이 좋고,
그 사이사이 마주하는 꽃과 냇가
그리고 차분히 가라앉은 조용함이
정말 퍽이나 맘에 들었던 하루.
서울과 근처 경기도까지만 해도
다양한 벚꽃 축제가 있고,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지만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혼잡스러움이 싫다 하는 사람이라면
이 곳에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따사로운 햇볕조차 간지러웠던 날이었다.
'Travel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공원 서울 억새 축제 (8) | 2018.10.15 |
---|---|
[서울 여행] 도심 속 짧은 여행. 경복궁 야간 개장 (0) | 2018.05.27 |
[서울 데이트] 춤추고, 마시고, 볼링치고 놀러와 볼링센터 (3) | 2017.09.14 |
베트남 무이네 센드 투어 중! (2) | 2017.09.14 |
[서울 데이트] 이색 데이트 코스 실내 낚시 카페! 꾼 (4) | 2017.09.09 |